부석사를 오르며 / 우현자 시인

조기홍 기자 / 기사승인 : 2017-02-20 12: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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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浮石寺)를 오르며 / 우현자 시인

절정의 시간 만난 여름매미
긴 탈피의 시간 서러워
계절 내내 지독하게 울어대고
무엇을 또 묻으려는지 앞 다투어
뜨거운 생애를 몰아댄다

천년 태고의 신비 안은 부석사
그 돌계단 오르는 내내
그대에게 가는 길 멀고도 지리해져
지난 시간 끌어안고
나도 사뭇 울고 싶어졌다

현세(現世)에 겹쳐지는 그대 시간
내 기도소리 다해 가 닿으면
시린 내 사무침도 그곳에 합장될까
철저하게 생에서 배재된
부제밖에 안 되는 시절 인연들

아프시기도 한가요 그대
외면당한 그 자리 생채기도 돋나요

결 고운 무늬 처마 끝 우아한 자태
전 생애를 바치고 자연에 순응한
아주 단백하게 세월을 정화시켜
한 터럭도 모난 옹이 없는 심(心)
내 남은 생애도 저리 고와질까

우현자 시인은 한국다선문인협회 사무국장이며 법무부 교화위원이다. 위 작품은 한국다선문인협회 제1회 시화전에 출품되어 고양시 덕양구청 2층 갤러리홀에 2월말까지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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