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 강요식
코로나19로 활동이 묶였던 국제 행사들이 기지개를 켜고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펜데믹 동안에는 웨비나 등으로 비대면 교류를 했지만, 이제 다시 대면 행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필자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에 다녀왔다. 엄중한 코로나 상황에서도 약 4만여 명이 참석, 한국은 참가국 중 2위인 500여 기업이 참여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다.
▲ 사진.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 |
비대면의 종료는 9월 참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글로벌 AI 서밋’과 연이은 말레이시아 시티넷 총회를 통해서 더욱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사우디 글로벌 AI 서밋에는 80개국에서 약 3천명이 참석했다. 사우디에서는 이미 ‘노마스크’ 상황이다. 쿠알라룸푸르시에서 열린 시티넷 총회에는 지속 가능 개발목표(SDG)를 위해 15개국 도시·기관 관계자 약 170여 명이 참석했다.
위 행사의 공통점은 모두 세계 각국이 ‘AI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우디 중동지역에서는 모래바람이 아닌 ‘AI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었다. UAE 정부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독립적인 인공지능 대학원을 설립했다. 또한, 세계 최초 인공지능 특임장관을 임명했다. 사우디는 AI 과학 기술로 가득 찬 신개념의 ‘네옴(NEOM)시티를 국가 비전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티넷(CITYNET)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속 가능한 도시발전과 인간 정주 환경개선을 위해 구성된 국제 네트워크다. 도시 및 기관, 비정부 기구, 기업 등의 171개 회원으로 구성되었고, 현재 서울시가 의장 도시이다. 서울디지털재단은 AI 적용사례로 시티넷 지속 가능 개발목표(SDG) 어워드 본상과 본상후보 12개 중 3개 회원사를 선정한 우수상 수상 쾌거를 이루었다.
수상 내용은 ‘AI기반의 하수관로 결함탐지 시스템’ 사례이다. 기존에 전문가가 영상 판독하는 것을 대신하여 AI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이다. 이를 통하여 하수 인프라가 취약한 아태지역 도시에 하수관 관리의 정확성, 신속성, 비용 절감의 효율화를 기할 수 있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은 것이다. 키노트 발표에서는 서울시의 ‘메타버스 서울 플랫폼’을 소개하였다.
가상과 현실 경계가 허물어진 ‘서울의 신대륙’은 세계 최초 공공 부분 메타버스 플랫폼은 올 12월 오픈을 목표로 지금 3,500명이 베타 테스트 중에 있다. 아바타를 통하여 플랫폼에 입장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여타의 도시에게 메타버스는 아직 먼 세상의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 같았다. ‘아바타’를 왜 만들어야 하느냐는 참석자의 질문에 당황했다.
아직은 메타버스가 AI만큼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사우디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도시에서 AI기술에 대한 관심과 역량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AI의 먼 미래를 내다보아야 할 시간이다. 우리도 자만하지 않고 빅데이터를 뛰어넘는 ‘AI 공유(Sharing) 플랫폼’을 선점해야 한다. 미래를 위해 대한민국은 'AI 백년대계'를 서둘러 준비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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