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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금파 극작가, 영화감독 |
숫산양은 암양과의 교배권을 획득하기 위해 다른 숫양들과 결투를 벌린다. 흰눈이 덮인 수백메터 높이의 돌벼랑우에서의 결투는 시인 푸시킨의 검(剑)으로 하는 결투와 못지않은 생명위험이 있다. 수백메터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면 즉사한다. 이런 위험을 무릎쓰면서도 건장한 수컷들의 암컷을 쟁탈하기 위해 결투를 벌인다. 암산양들은 결투에서 승리한 건장한 숫산양하고만 교배를 한다.
초원의 지배자 사자들은 숫사자 한마리가 한무리의 암사자와 여러마리의 새끼사자들을 거느린다. 그런데 살림은 암사자들의 몫이다. 집식구들의 먹을 양, 얼룩말, 물소들을 암사가 사냥한다. 그때면 나무그늘밑에 누워 낮잠자던 숫사자가 달려와서 먹고 먹는다. 애숭이 새끼사자들이 아빠사자의 식사때 피맛을 보고려 곁에 얼씬거리면 사정없이 앞발로 쳐버리거나 더 화나면 불어버리기까지 한다. 이때 사냥을 한 당사자인 암사자는 곁에서 숫사자의 "식사"가 끝나기를 기다려서 다름 암사자와 새끼들같이 숫사자의 나머지 찌끄러기로 식사를 한다.
평상시에는 이런 숫사자가 사자무리에 왜 필요한지 알수가 없다. 사자는 하루 스무시간씩 내처 잘수가 있는 게으른 동물이다. 특히 낮잠능수는 숫사자이다. 사냥도 안하고 낮잠만 자다가 안해인 암사자가 목숨걸고 사냥해온 먹이를 저혼자 먼저 배터지게 처먹기만 한다. 인간의 시각으로 보면 도통 리해가 되지않는 장면이다.
암사자는 금방 낳은 새끼가 단독으로 살아갈수있는 두세살까지 키워주며 살아가는 방법들을 가르쳐준다. 그전에는 발정(发情)하지않는다. 아무리 젊고 예쁜 암사자일지라도 "그녀"가 발정하지않으면 숫사자는 암사자와 교배를 시도조차하지않는다.
어떤 경우 자매 암사자가 한마리의 숫사자와 동시에 저마끔 새끼를 낳기도 한다. 그리고 두자매는 새끼들을 데리고 그 사자무리를 떠나 안전한 곳을 찾아 합당한 곳을 찾게 되면 거기에 정착해서 새끼를 키운다. 그런데 이때 류랑사자들을 만나면 위험천만이다. 암사자들의 새끼들을 물어죽일 위험이 상당하다. 새끼가 있는 암사자는 발정하지않으니 그새끼들을 물어죽이는것이다. 이때 암사자는 사생결단으로 불청객 숫사자와 싸운다. 이럴 경우 숫사자는 력량으로 암사자를 제압할수도 있지만 너무 완강하게 반항하면 포기하고 사라진다.
그런데 간혹 엄마사자가 새끼들을 먹일 사냥을 나간 사이 류랑사자가 숨어들어와 새끼들을 다 물어죽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비통에 빠진 암사자가 울부짖으며 류랑사자와 싸우다가 슬픔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스스로 발정하게 된다. 그리고 자기의 새끼들을 죽인 살인자 숫컷과 교배하여 또다른 새끼들을 낳는다.
초원에는 류랑사자들이 있다. 성장한 수컷사자 한마리가 자기의 령지가 없이 여기저기 떠돌이 생활을 한다. 사자들의 령지의식(领地意识)이 너무 강하다. 자기만의 체취인 오줌이나 대변을 뿌려서 자기의 령역표시를 해놓는다. 그럼 동족이라 해도 자기와 다른 냄새가 나는 곳이면 다른 무리의 사자들은 잘못 들어왔다가도 도망을 가야한다.
게으름뱅이 숫사자의 용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다른 류랑사자들이 결투....남편사자가 늙고 정력이 약해질때면 암사자들도 남편의 결투를 구경만 한다. 그리고 남편이 결투에서 지면 승자인 새로운 건장한 숫사자를 남편으로 삼는다. 결투에서 진 남편은 분하지만 늙고 병든 류랑사자로 되여 떠돌다가 죽는다.
숫사자가 암자들께 든든한 울타리가 될때는 암사자가 어렵게 사냥한 먹이를 가족들께 밥상차려주기도 전에 하이에나(鬣狗)들께 빼앗기기가 일수다. 이때면 남편인 숫사자가 멋진 갈기를 날리면서 달려와 하이에나 무리를 쫓아버린다.
그리고 환경이 식구들이 살리가 힘들게 악화됐을때에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머나먼 원정을 떠날때가 있다. 이때 새로운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 암사자들만 거느리는 사자무리에는 위험이 처처에 도사리고 있다. 이럴때 남편숫사자의 위엄이 가족을 든든하게 지켜준다.
동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왜 사냥은 암사자의 전문이고 숫사자는 낮잠만 자는가를 연구했는데 숫사자는 몸뚱이 비례에 머리통이 너무 크고 둔해서 동물사냥때 사냥물이 급하게 몸을 돌려 도망갈때 급회전속도가 암사자의 3/1에도 못 미친단다. 령양같은 체대가 작고 날렵한 동물사냥은 암사자가 훨씬 잘하고 드물지만 몸집이 한톤씩 사는 물소나 기린같은 거대동물 사냥에는 숫사자가 우세라고 한다.
머언 옛날 이야기이다. 어렸을 때 우리마을, 사십대 중년들이 비오는 날, 전간(田间)일을 못하니 그날 포수가 친구들 서너명 데리고 자기집 가서 술을 마시게 됐다. 그집에는 노루고기장졸임이 있었던것이다. 일년가다 육붙이를 먹을수있는 기회가 몇번 없던 시절이라 술군들은 노루고기장졸임을 두세 사발 먹고도 더 먹었음 하는 눈치였다. 포수는 안해에게 한사발 더 내오라고 소리쳤다. 안해는 귀한 고기붙이를 자식들도 아까와서 애들 생일에나 한번 내다가 한두점씩 맛보이는걸 남편이 끌고온 술주정뱅이들이 한번에 깡그리 다 소멸해버릴 태세라 이젠 없다고 오지단지속을 빡빡 싹 끌어내왔다고 더 내주지를 않았다. 남편의 위신을 봐주지않는다고 화난 포수는 언성을 높이며 안해를 역했다. 이렇게 되자 술판이 흐지부지 해졌다. 눈치를 보던 남정들은 술맛이 떨어진다며 슬금슬금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버렸다. 그러자 포수는 술상을 앞어버리고 안해를 두들겨 팼다.
남편의 폭력에 몸을 피해달아났던 안해는 다음날 딸들을 배동해가지고 집에 들어와 남편에(어제는 내 당신 체면을 안보고 바가지를 긁어서 미안하꾸마)하고 빌고 들었다. 아무것도 잘못이 없었지만 빌고 들었다. 그때는 배불리 먹기도 힘든 세월에 남편이 잡아온 노루고기지만 졸임을 해서 두고 오래동안 남편과 자식들의 단백질보충해주려고 아껴서 남긴걸 술군들 데리고 와서 한꺼번에 탕진해버리 안해의 처지를 리해해줬어야 할 남편이지만 이튿날 내키지않지만 빌고 들어왔다.
그러나 남편은 그러는 안해를 갸륵하게 받아들이지않고 주먹으로 눈통을 갈겨 거멓게 멍들게 해놓았다. 지금으로는 상상도 할수없는 일이다. 못 살던 그시절 지금 돌이켜봐도 가슴아픈 사건이다.
중국이 백년전에만 해도 자기의 고유령역을 강국들께 침략당해 빼앗기기만 했다. 그런데 개혁개방 40여년이 지난 오늘 중국상품이 전세계를 점령하며 이른바 무역전쟁이 진행중이다. 중국상품이 미국시장을 점령하자 미국상무부는 중국이 정상시장규칙을 파괴하는 과잉생산수출을 한다며 중국상품에 말도 안돼는 관세폭탄세례를 안겼다.
상품생산은 시장수요에 맞춰서 하는건데 과잉생산이라니, 얼토당토않는 어거지다. 미국은 자기령역에 중국상품이 밀려들어와 돈을 걷어가는것이 내키지않았다.
그러나 누가 누구의 령역에서 소비지들의 호감을 사고 추파를 받으며 호황을 누리는가는 상품의 경쟁력에 달렸다. 중국의 유세는 싼가격에 있었다. 미국이 상품생산기술력이 부족한것은 절대 아니다. 미국의 인건비가 중국의 5~6배에서 많게는 10배 넘게 비싸니까 생산품가격이 높을수밖에 없다. 자신의 시장확보를 위한 미국과 중국의 결투는 계속 이어질것이고 점점 과격해지며 법칙이니 법규가같은 지키지않고 미국은 앞으로 점점 더 떼를(耍赖)를 할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문명한 결투는 복싱(권투)시합이다. 규칙상 체급이 다른 선수끼리 시합(결투)을 시키지않는다. 그래서 경량급, 가중량급, 중량급으로 나눈다. 지난세기 70~80년대를 주름잡던 타이쎈, 호리필드, 루이스, 풀만 등등 세계중량급 챔피언이다.
현재는 영국선수 타이쎈 뷔리, 우크라이나 우씨커가 정상급이고 중국하남성 주구시(周口市)태생은 중국인 선수 장지뢰(张志磊)가 현재 전세계 중량급복싱 순위로 5위까지 올랐다.
전업복싱시합은 3회짜리, 8회, 10회, 12회로 규정돼있는데 전업시합은 보통 10회, 12회시합이다. 매회마다 3분이고 중간 휴식 시간은 1분이다. 링우에는 현장재판이 한명 있고 링아래에는 심판원 세명이 있다. 그리고 선수가 지켜야 할 규칙으로는 대방선수의 정면얼굴과 가슴, 옆구리, 배를 가격할수있는 있지만 복대(腹带)아래는 못 치게 한다. 그리고 뒷머리도 가격하면 심판의 경고를 받고 계속 위반할 경우 점수를 떼우거나 경기를 중단할수도 있다. 그런데 꼭 규칙위반하는 복싱선수들이 있다.
오늘까지 전설로 전해내려온 세기의 복싱시합 타이쎈과 호리필드의 시합이다. 호리플드가 기술과 력량으로는 타이쎈을 제패하기 어려우니 대방의 주먹을 피해 감싸안는 동시에 타이쎈의 면상을 헤딩(골받이)해놓아 눈언저리가 터져 피가 흘렀다. 타이쎈이 심판에게 호리플드의 위반을 호소해지만 제대로 제지하지않았다. 화가 난 타이센은 호리플드의 귀를 물어뜯어버렸다. 결국 타이쎈은 삼년간 경기자격 취소라는 징벌을 받았다.
이외에도 전문 단자절손권(断子绝孙拳)이라고 대방선수의 사타구니의 음낭을 가격하는 나쁜 선수도 있다. 이런 미개한 선수들의 불량한 권법을 예방하려고 복대를 명치끝까지 올려서 입는 선수들이 많다. 영국백인 선수 타이쎈 뷔리(미국의 흑인선수 타이쎈을 숭배하여 이름을 타이쎈으로 개명했다)는 항상 복대를 가슴까지 춰올리 입는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만 령역싸움이 있는것이 아니다. 올해는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이다. 공화당을 대표하는 78세의 트럼프와 민주당을 대표하는 현임대통 81세의 바이든이 간의 싸움이다. 젊고 건장한 두 숫사자의 결투가 아닌 여든살 고령의 두 할아버지의 결투는 가관이다. 며칠전 선거유세에 니섰던 트럼프 대통령 후보가 총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총알은 트럼프의 오른쪽 귀비퀴를 관통했다. 얼굴에 피자국이 랑자한 트럼프가 경호원들께 둘러싸여 강단에서 내려오면서도 주먹을 쳐들고 (전투! 전투!)련호했다. 참 멋진 할아버지다. 하지만 사실 트럼프는 날 총상을 귀에만 맞은것이 아니다. 오른쪽 가슴에도 총격을 당했지만 다행이 안에 방탄조끼를 입은것이 그의 목숨을 구한것이다.
트럼프보다 세살 이상인 바이든은 실수련발이다. 젤렌스키를 푸틴이라고 소개하는가 하면 연설도중 필름이 끊겨 멍해있거나 나가는 출입문을 찾지못해 우왕좌왕 하기도 한다. 그리고 두번이나 바지에 큰실수를 했다. 한번은 백악관에서 기자화견도중 바지에 실수하여 백여명의 기자들을 내쫓고 씻고 속곳을 갈아입혀서 다시 기자회견을 이어나가는 웃픈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또 한번은 한달전 유럽에서 2차대전때 노르망디상륙작전 기념행사를 프랑스에서 하는데 참석한 자리에서 바이든이 또 바지에 실수를 한것이다. 부인인 질 바이든 녀사가 급히 님편을 수행원들을 지휘하여 처리해주는 해프닝을 만들었다.
그래서 바이든은 기저귀를 차고 트럼프는 방탄조끼를 입는다고 한다.
초원의 암사자처럼 질 바이드녀사 가족의 체면과 미국의 체면, 그리고 대통령인 남편의 체면을 지켜주고 있었다. 문득 자기의 령역을 표시하기 위해 사자들이 배설물을 뿌리는 장면이 련상된다.
이제 11월 5일이면 미국대통령궁인 백악관의 새주인이 누가 될지 결정된다. 그러나 트럼프가 되든 민주당의 바이든이 아닌 다른 누가 당선돼도 중국에 대한 결투는 결코 누그러들거나 바뀌지않을것이다. 자신의 체급이 세계최고라는 자아도취에 빠진 미국이 안하무인으로 결투에서 법규를 지키않는 선수로 세상에 제일 유명하니까 말이다.
도의적인 합법성이 결여한 결투는 결국 스스로의 위상을 격하하는 바보짓으로 세상의 비웃을 받고 드디여 버림을 받을것이다.
주금파
극작가, 영화감독
중국 연변영화드라마예술가협회 회장
연변희성영화드라마제작회사 법인대표
원 연변TV방송국드라마 PD
주요작품:
영화(부모) (아리디연가) (경찰관의 이야기) 드라마(자전거)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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