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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로를 밀어주는 사람들, 부산의 조용한 연대 ‘호인회’ |
[파이낸셜경제=김세훈 기자] 부산에는 소리 없이 서로의 등을 밀어주며 함께 걷는 사람들이 있다.
자선 봉사 단체 호인회가 지난 12월 18일, 부산 남구 용호동에 위치한 금문초밥에서 연말 모임을 갖고 한 해의 끝자락에서 다시 한 번 마음을 모았다.
호인회의 문화는 단순한 친목이나 일회성 봉사를 넘어선다. 이 공동체의 중심에는 언제나 **‘서로를 밀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 한 걸음 앞서 나가면 뒤에서 힘을 보태고, 누군가 잠시 멈추면 조용히 곁을 지켜주는 관계. 호인회가 오랜 시간 지켜온 문화의 핵심은 경쟁이 아니라 연대와 배려, 그리고 오래 함께 가기 위한 신뢰다.
이러한 결 속에서 호인회에는 부산을 대표하는 각 분야의 쟁쟁한 인사들이 꾸준히 모이고 있다. 그러나 호인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모임은 아니다. 새로운 회원은 충분한 시간의 교류와 검증을 거친 뒤, 기존 회원들의 전체 동의가 이뤄져야만 함께할 수 있다. 관계의 속도보다 방향을 중시하고, 숫자보다 결이 맞는 사람들을 우선하는 철학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함께 봉사 활동에 참여하며 지역 사회에 따뜻한 손길을 전하고, 또 함께 운동하며 일상의 리듬을 공유한다. 봉사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삶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반복되는 만남 속에서 신뢰는 깊어지고 관계는 단단해진다. 호인회가 지향하는 나눔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지속 가능한 실천이다.
이날 연말 모임에서도 화려한 말보다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한 해 동안의 수고를 조용히 격려하는 대화가 오갔다. 따뜻한 식사 자리 위로 흐른 시간은, 호인회가 단순한 단체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하나의 문화임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호인회 관계자는 “좋은 사람들과 오래 가기 위해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앞으로도 서로를 밀어주며, 사회에 필요한 곳에 조용히 손을 내미는 공동체로 남고 싶다”고 전했다.
연말의 한 자리에서 다시 확인된 호인회의 모습은 분명했다.
부산 한켠에서, 결이 맞는 사람들이 만나 봉사하고, 움직이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
그 조용한 연대는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경제 / 김세훈 기자 bodo88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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