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 이름 빌린 정치행위” 안동 유림, 이재명 지지 선언 정면 비판

전병길 / 기사승인 : 2025-05-22 17: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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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발 이재명 지지 선언은 일부 인사의 정치행위… “전체 유림의 입장 왜곡 말라”

“안동유림은 특정 후보를 지지한 바 없으며, 이를 사칭한 정치적 행위는 전체 유림의 명예를 훼손한 중대한 일탈이다.”

경북 안동지역의 유림 및 문중 대표들이 5월 22일 성명을 통해 최근 일부 인사들의 ‘이재명 대통령 후보 지지 선언’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특히 독립운동의 상징인 임청각에서 유림을 사칭해 특정 후보를 지지한 행위는 유림 전체를 정치에 끌어들인 중대한 도덕적 훼손"이라며, "이 같은 정치적 남용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편집자 주


 

[파이낸셜경제=전병길] 경북 안동의 주요 유림단체 및 문중 대표 일동이 5월 22일 오후 안동 유림회관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일부 인사들의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에 대해 강도 높은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는 유림 전체의 입장이 아니며, 유림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정치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안동 유림 대표 권용주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 회장은 “안동유림 전체가 마치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호도된 이번 사태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전국 유림사회가 혼란에 빠진 데 대해 사실과 다른 주장이 퍼진 점을 바로잡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지난 5월 9일 일부 인사들이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인 임청각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성명에서는 “임청각에서 석주 선생과 이재명 후보를 동일선상에 두고 안동유림이 ‘염치도 모른다’는 식의 발언은 유림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언사”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또한 유림단체는 “유림이란 도덕과 정의를 실천하며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선비의 정신을 지닌 공동체로,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정치집단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에서, 독립운동가들의 얼이 깃든 임청각에서 벌어진 정치적 선언은 유림의 이름을 빌린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성명은 특히 이번 선언이 정치인 개입 하에 일부 인사들의 자의적 판단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지지 명단에 실제 참석하지도, 동의하지도 않은 이들이 포함된 것은 심각한 왜곡”이라고 밝혔다.

유림단체와 문중 대표들은 “전국적으로 조직된 유림은 안동이든 타 지역이든 특정 후보나 지역 연고를 기준으로 지도자를 선택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다만 “유림이 추구하는 지도자의 조건은 청렴하고 정직하며 정의로운 인물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들은 “‘안동 발전을 위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식의 주장은 유림 전체의 입장을 사칭한 것이며, 유림의 명예를 심각히 실추시킨 묵과할 수 없는 사해(瀆害) 행위”라며 재발 방지를 천명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를 비롯해 안동향교, 예안향교, 경북향교재단, 주요 종택과 종중 인사 등 전·현직 유림 단체장 및 문중 대표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성명은 최근 대선 정국에서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 선언이 지역 정체성과 유림 전통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안동 유림 사회의 집단적 입장을 명확히 한 상징적 사례로 해석된다.

 

 

이하는 안동 유림 및 문중 대표 일동 명의의 성명서 전문이다

< 성 명 서 >

지난 5월 9일 오전, 안동유림을 대표한다는 몇몇 인사들이 독립운동의 산실인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인 임청각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지지 선언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들은 ‘석주 이상룡 선생부터 이재명에 이르기 까지 석주 선생의 위대한 뜻을 받들어 통합하고 성장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한다’ 며 임청각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또 ‘부끄러움과 염치를 아는 안동유림이라면 기본적인 도리를 해야 한다’고 까지 말했다.

어떻게 석주 이상용 선생과 이재명 후보를 같은 반열에 올려 놓고 안동유림에 대해 부끄럽고 염치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나!

참으로 참담하고 선조님들께 모골이 송연할 수 밖에 없는 언사다.
유림이란 도덕적인 사람이 되고, 자신의 능력을 사회에 기여하고, 바른 정치와 인류평화를 지향하는 선비집단이며, 선비는 정의로운 일에 앞장서고 나라가 위태로울 때 기꺼이 목숨을 바치는 사람들이다.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더구나 일제 암흑기 항일독립의 얼이 서린 석주선생의 임청각 종택에서 정치적 야심을 가진 일부 인사들이 불의한 권력에 아부 추종하여 정신문화와 선비정신을 추구하는 안동과 전국유림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지금까지 우리 유림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 어떤 정치적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이재명 후보를 포함한 특정 후보의 지지 또는 거부 선언을 하지 않았다.

작금에 발생한 ‘안동유림을 참칭한 일부 인사들의 이재명 지지선언’은 유림을 대표할 수도 없고, 정치인이 개입한 지극히 정치적인 행위였기에 유림은 이를 단호히 거부하고 규탄한다.

또 몇몇 사람들은 참석하지도 동의하지도 않았는데 주최측 임의대로 지지자 명단에 올리는 지극히 정치적인 작태도 보여주었다.

전국 조직으로 결성된 유림은 안동이든 타 지역이든 지역 연고에 따라 이 나라 지도자를 선택하지 않는다.

다만, 유림단체와 안동의 전통 문중 일동은 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살아온 삶과 지향하는 뜻이 정의를 실현하고 청렴 정직하며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을 갖춘 흠결이 없는 청렴한 지도자여야 함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안동은 인의예지신의 공맹지 도가 살아있는 추로지향(鄒魯之鄕)으로, 석주 이상룡, 일송 김동삼, 백하 김대락, 육사 이원록, 향산 이만도 선생 등 수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우국충정의 정신을 고귀하게 여기며 기리는 고장이다.

따라서 ‘안동발전을 위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안동유림의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은 전체 유림의 명에를 훼손한 묵과할 수 없는 사해 행위임을 분명히 밝힌다.

다시 한번 지난 ‘안동유림을 사칭한 이재명 후보지지 선언’은 전체 유림사회에 대단히 유감스럽고 부끄러운 작태이며,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발생해서는 안될 것임을 천명한다.

2025년 5월 22일, 안동 유림 및 문중 대표 일동

(이상, 성명서 낭독을 마치겠습니다)

[ 참석 또는 성명 지지자 명단 - 존칭생략, 무순 ]
권용주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 회장
김홍근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 고문
김동섭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 고문
안승관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 고문
박천민 예안향교 전교
이충섭 안동향교 전교
김숙동 경북향교재단 이사
김창균 청계종택 종손
김종길 학봉종택 종손
권종만 병곡 종손
류상붕 양진당 종손
류창해 충효당 종손
김해일 삼소당 종손
이동수 치암고택 주손
김청한 양호회 회장
이재업 양호회 수석부회장
변성열 간제 종손
한기학 박약회 안동지회 회장
심재덕 안동선비문화박물관 관장
류창석 유도회 안동지부 국장(유교문화선양회 회장)
김종섭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 부회장
심재호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 부회장
안태열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 조직부장
조원기 성균관유도회 부회장
최재한 성균관유도회 안동청년유도회 사무국장
손경식 성균관유도회 안동청년유도회 전 사무국장
장의한 안동향교 사무국장
배웅준 안동향교 총무부장
이동술 성균관유도회 사무국장
우동현 단양우씨 종중회원
임종술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 부회장
이목 영종회 회장
전우빈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 부회장
김시상 음양지리학회 회장
강일호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 부회장
권석환 안동유교문화선양회 회원
김동수 안향교 명륜회 회장
박문환 안동유도회 부회장
김시종 의성김씨 승지공파 종회 회장
김상돈 오류헌 대표
류활수 안동유도회 부회장
김시태 안동유도회 부회장
권재규 성균관 유도회 안동지부 부회장
박병기 밀양박씨 밀직부원군파 대종회장
이찬규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 교육국장
우병호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 조직국장
우휘철 전 예안유도회 회장
박원갑 묵재종택 종손
김원길 지촌종택 종손
이창건 노송정종택 종손
황만기 안동청년유도회 회장
정윤재 경북청년유도회 회장
황의호 성균관청년유도회중앙회 명예회장
우병호 단양우씨 종중회원
김방식 광산김씨군자리 관장
< 이상 >

 

 

파이낸셜경제 / 전병길 mbcclu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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